사용자가 자기 RPG Maker MZ 타일셋을 올리고 “늪지 만들어 줘” 한 줄을 쓰면, 에디터의 AI 조수가 그 타일셋으로 맵을 제대로 칠할 수 있을까? 빈 30×20 맵에 늪지, 일본 정원, 얼음 동굴을 하나씩 부탁해 봤다.
MZ 맵은 네 층으로 쌓는다
RPG Maker MZ 맵은 한 칸에 그림을 여러 장 겹친다. 맨 아래 바닥부터 물체 위 물체까지 네 층에 그림자가 하나 더 있다. 층마다 맡는 일이 다르고, 캐릭터는 그 사이에 선다.
- 4층 · 물체 위 물체3층 물체와 같은 칸에 겹치는 두 번째 물체. 담장 위로 걸친 나무 윗부분 같은 것.
- 3층 · 물체나무, 바위, 건물 부품, 소품. 캐릭터는 이 층 아래에 선다.
- 그림자 · 반투명 그림자벽이나 절벽 옆 바닥에 드리우는 그림자.
- 2층 · 바닥 장식바닥 위에 겹치는 풀 가장자리, 풀숲, 균열, 구덩이.
- 1층 · 바닥물, 땅, 벽, 길. 가장자리 모양은 에디터가 이웃 칸을 보고 알아서 잡는다.
그런데 원래 조수는 1층과 3층만 칠할 수 있었다. 바닥 장식, 그림자, 4층은 아예 건드릴 수 없었다.
처음엔 타일셋을 몰래 바꿔 버렸다
지금 에디터 그대로(조건 A) 부탁하니, 세 요청 모두 조수가 사용자의 타일셋을 버리고 에디터에 들어 있는 기본 타일셋으로 바꿔서 칠했다. 마을이나 던전을 자동으로 짓는 기존 도구들이 제 타일셋을 깔아 버린 것이다. 사용자 입장에서는 올린 그림이 사라진 셈이다.


다섯 가지 조건으로 다시
도구와 참고문서를 조금씩 바꿔 가며 같은 세 요청을 다시 맡겼다. 표의 ‘유지’는 사용자 타일셋을 끝까지 지킨 것, ‘바꿈’은 기본 타일셋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.
| 조건 | 늪지 | 일본 정원 | 얼음 동굴 |
|---|---|---|---|
| A 지금 에디터1층·3층만 칠할 수 있고 참고문서 없음 | 바꿈365초 · 실패 9 | 바꿈329초 · 실패 9 | 바꿈67초 · 실패 1 |
| B 새 도구만네 층 모두 칠할 수 있게, 참고문서는 아직 없음 | 유지1823초 · 실패 1 | 바꿈244초 · 실패 7 | 바꿈69초 · 실패 0 |
| C 새 도구 + 참고문서 1판용도별 참고문서를 붙임 | 유지511초 · 실패 2 | 유지148초 · 실패 1 | 바꿈47초 · 실패 1 |
| C2 참고문서 2판밀도·길 규칙, 쓰면 안 되는 도구, 타일셋 바꿔치기 차단 | 유지286초 · 실패 0 | 유지278초 · 실패 0 | 유지156초 · 실패 2 |
| C3 참고문서 3판네모 대신 들쭉날쭉한 윤곽 | 유지271초 · 실패 0 | 유지251초 · 실패 3 | 유지167초 · 실패 1 |
- 도구만 늘려서는 안 됐다(B). 네 층을 다 칠할 수 있게 해 줬지만 정원과 동굴은 여전히 타일셋을 바꿨다. 늪지는 타일셋은 지켰지만 1823초, 도구 호출 250번, 토큰 43.3M으로 가장 오래 헤맸고, 바닥 장식은 여전히 한 칸도 없었다.
- 참고문서를 붙이자 바닥 장식이 생겼다(C). 늪지와 정원에서 2층을 쓰기 시작했다. 다만 동굴은 여전히 타일셋을 바꿨다.
- 바꿔치기를 막자 세 요청 모두 지켰다(C2, C3). 사용자 타일셋이 올라간 맵에서 도구가 타일셋을 말없이 바꾸려 하면 에디터가 거부하게 했다. 이때부터 세 요청 모두 사용자 타일셋으로 끝까지 칠했다.
마지막 조건(C3)에서 층을 얼마나 썼는지 칸 수로 보면 이렇다. 4층과 그림자는 정원과 동굴에서만 조금 썼다.
| C3 | 2층 장식 | 3층 물체 | 4층 | 그림자 |
|---|---|---|---|---|
| 늪지 | 54 | 135 | 0 | 0 |
| 일본 정원 | 8 | 162 | 5 | 6 |
| 얼음 동굴 | 20 | 66 | 2 | 0 |
조수에게 가르친 것
조수는 그림을 눈으로 보고 고르는 게 아니라 타일 번호로 칠한다. 그래서 번호마다 무엇인지 알려 주는 게 먼저였다.
- 이름표 — 타일셋의 칸 24,672개에 한글 이름을 붙이고, 가장자리 모양이 자동으로 바뀌는 타일 묶음 320개를 정리했다.
- 용도별 참고문서 — 용도 다섯 가지마다 규칙, 타일 번호 사전, 완성 예제, 층 분해 그림, ‘정상 / 오류’를 나란히 놓은 그림을 만들었다. 조수는 이걸 다 읽기 전에는 칠하기 도구를 쓸 수 없다. 마지막 조건에서 조수는 칠하기 전에 요청마다 10~13건을 읽었다.
- 보는 눈 — 조수가 중간에 확인하는 맵 그림에 네 층과 그림자가 다 나오게 했다. 전에는 이 그림을 엉뚱한 기본 타일셋으로 그리고 있었다.
참고문서의 규칙, 쉽게 풀면
조수가 맨 먼저 읽는 ‘규칙’ 쪽의 내용이다. 타일셋 작가의 예시 맵을 재서 기준을 잡았다.
- 순서를 지킨다1층 → 2층 → 그림자 → 3층 → 4층. 1층을 나중에 다시 칠하면 그 칸 위에 쌓아 둔 층이 지워진다.
- 층을 헷갈리지 않는다나무 같은 물체를 1층에 찍으면 바닥이 나무 그림으로 바뀌고 투명한 곳이 검게 뚫린다. 풀숲을 3층에 두면 캐릭터 머리 위로 풀이 그려진다.
- 빈 땅을 남기지 않는다30×20 맵이면 물체가 칸의 3분의 1 이상을 덮고, 바닥 장식이 6% 이상, 빈 풀밭이 4×4보다 크게 남지 않게.
- 네모로 칠하지 않는다연못이나 흙바닥을 사각형 하나로 칠하지 않는다. 크기가 다른 사각형 몇 개를 겹치고 가장자리 칸을 더하고 빼서 들쭉날쭉하게.
- 길은 한 줄로 굽이지게폭 1~2칸짜리 길 하나가 몇 칸마다 옆으로 꺾이며 입구나 물가 같은 목적지까지 닿는다. 넓고 곧은 길, 띄엄띄엄 끊긴 길 조각은 안 된다.
- 풀숲은 덩이로 붙인다3~9칸짜리 들쭉날쭉한 덩이를 물가나 나무 밑동에 붙인다. 네모나 막대 모양, 길을 따라 일정하게 늘어놓기는 안 된다.
정리
도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. 조수가 타일셋을 몰래 바꾸지 못하게 막고, 타일마다 이름을 붙이고, 칠하기 전에 규칙과 예제를 읽게 하자 세 요청 모두 사용자 타일셋으로 네 층을 나눠 칠했다. 아직 4층과 그림자는 거의 쓰지 않는다.